패스트캠퍼스랭귀지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 Foreign Thinking.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 뿐이라고들 하던데, 전 왠지 관광지에서 카메라를 꺼내드는 게 달갑지 않습니다. 아니, 달갑고 자시고를 떠나 돈을 낭비하는 것 같다는 요상한 죄책감(?)까지 듭니다. 제게 여행은 ‘새롭고 낯선 경험을 소비’하는 겁니다. 사진을 찍으면, 그 날의 특별한 경험이 그저 ‘밥 먹고’ ‘놀러 다닌’ 평범한 일상의 한 단면 정도로만 치부되는 것 같더군요. 큰 돈 들여 떠나는 여행인데, 가급적이면 지루한 일상과는 최대한 차별화했으면 싶어서요.

가급적이면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을 즐기려고 합니다. 낯선 동네에 도착해서 허공에 손을 저어 공기를 느껴보거나 파도소리를 녹음해 오는 식으로요. 현지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은 시각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사진 찍기에만 급급하면 시각적인 회상에만 그치지만, 촉각이나 청각 등을 담으면 그 때의 감정과 분위기까지도 다시 그려볼 수 있어요.

일상이 지루한 이유는 새로움과 낯섦이 없어서는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불필요하고 의미 없는 패턴이 생각보다 많이, 그리고 자주 반복되니까요. 하지만 새로운 환경과 마주한다는 것은 얼마간의 스트레스 감수를 요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대상과의 만남이 불가피할 테니까요. 우리가 여행지에서 수도 없이 셔터를 눌러대는 이유는, 어쩌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낯선 경험을 최대한 일상에 가까운 ‘익숙한 것’으로 만들어 보려는 불안감에서 비롯되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건 당신도 이미 알고 있죠. 그동안 정규 교육과정을 밟으며 달달 외웠던 세상의 대답들이, 사실은 살아가는데 그리 큰 도움이 못 됐다는 것을요. 그래서 우리는 낯선 생각을 시작합니다. 당장 조금 불편하더라도 새로움과 낯섦에 친숙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심코 지나치거나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것을 오랫동안 자세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살펴보면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볼 겁니다. 그게 지루한 이 순간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재밌는 내일을 만들어 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믿기 때문입니다.